첫사랑을 잊지 못한 불안형 여자의 푸념 사랑할 때마다 진심을 쏟으며 상대방에게 매달리는 식의 연애를 했던 불안형 여자는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기 두렵다. 원하는 것은 '사랑받는 거' 하나뿐인데, 사람들은 그런 내 마음을 이용하는 건지, 만만하게 보는 건지 세상에는 온통 나와 온도가 다른 사람들뿐이다. 누가 남자는 쉽다고 그러던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을 다 표현하면 도망가 버리고, 정작 나는 관심도 없는 남자들만 내게 감정 표현을 하고 있으니...
첫사랑을 잊지 못한 불안형 여자의 푸념 난 밀당과 같은 감정을 속이는 짓 따위는 하고 싶지 않은데, 남자들한테는 밀당이 필요한가 보다. 그런 나에게 친구가 한 남자를 소개해 주었다. 재능이 없는 일을 잘하려면 연습과 노력밖에 답이 없지 않나. 나도 밀당을 잘해 보려면 밀당을 해 봐야 하지 않겠나. 밀당, 한번 해 보기로 했다. 소개받은 남자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 사람을 통해 '밀당 잘하는 법'을 연습했다. 당시 내 메모장에는 이런 '연애 지침서'가 적혀 있었다.
"좋아하면 잘해주는 게 당연하다. 잘해준다는 것이 그 사람이 특별히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는 아니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썸. 썸일 때는 남자 조심 또 조심, 경계 모드""제발 고백 한 번에 바로 받지 말자. 한번은 튕기기. ""내가 다가가는 행동, 관심 있어 보이는 행동들 참기. 예를 들어 같이 더 있고 싶다거나 전화하자는 말 등등"
첫사랑을 잊지 못한 불안형 여자의 푸념 내가 봐도 웃음이 난다. 하지만 그와 연락을 하면서 내가 마음이 커질 것 같을 때 메모장에 들어가 이 지침서를 읽어보곤 했다. 하지만 도움은 하나도 되지 않았다. 그와 연락이 잘 안될 때면 나는 다시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불안 증세를 보였다. 그에게 티라도 안 났다면 다행이다. 어려운 여자 되기는 개뿔, 오히려 그가 나에게 어려운 남자가 되었다. 친구들에게서 '똥차 콜렉터'라고 불리는 나는 이렇게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지겹도록 사랑하고 처음으로 결혼을 생각하게 했던 첫사랑과 이별한 후, 똥차만 골라 만나게 되는 이유는 모든 남자들이 첫사랑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당연히 잘 알지만, 정말 행복했던 탓에 자꾸 첫사랑 같은 사랑을 기대하게 된다. 내가 너무 좋다고 눈물을 흘리던, 눈물을 닦아 주며 사랑을 속삭이던 그런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나를 그만큼 사랑한다는 사람이 또다시 나타날까. 시간은 흐르지만 난 아직 한때의 행복을 잊지 못하고 영화 같았던 그때의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그것들을 따라 하려니 계속 다치기만 한다.
첫사랑을 잊지 못한 불안형 여자의 푸념 난 아직까지도 현실에 살지 못한다. 그래서 실수를 반복하나 보다. 내가 주는 것들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서 상대방으로부터 받아야 할 것도 여전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어버린 탓이다. 시간이 흘러 이젠 다 변해버렸는데 말이다. 사실 나조차도 바뀌었을 수도 있지. 가끔 첫사랑과 우연히 마주치는 상상을 한다. 아는 체하며 반가워야 할까, 못 본 척 지나쳐야 할까. 분명한 건 어떤 모습이라도 자연스럽지는 못할 것이다. 태연한 척 연기하며 미리 계산했던 대로 하려 하겠지만 그것조차 실패하겠지. 언젠가 한 번쯤은 마주쳐야 이 영화의 엔딩이 완전히 맺어질 것만 같다. 그때의 사랑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결말이 나지 않아서,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도 그 안에서 헤매고 있나 보다.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보았다. 일 년 중 겨우 열흘 동안만 꽃을 피우는 벚꽃나무가 '벚꽃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글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아, 사람들은 제일 좋아하는 순간으로 그 나무를 부르고 싶어 했구나. 그렇다면 한없이 초라한 나조차도 한 번의 만개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구나.
순간 깨달았다. 초록색의 벚꽃나무를 사랑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봄나무보다 겨울나무에 관심을 기울여 주는 그런 사람 말이다.
첫사랑을 잊지 못한 불안형 여자의 푸념 행복. 난 항상 행복을 위해 삶을 써내려가고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기 전 많은 생각들과 싸우던 중 '무엇이 제일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긴 새벽에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생각으로 내가 결정한 것은 사랑이었다.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해 보려 했었다. 아름다운 것도, 아름답지 않은 것도 전부.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나까지도 사랑으로 감싸안아 주자 생각했다. 불행하게도 나를 위해 돌아가지 않는 이 변함없는 세상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 그뿐이라면서 말이다. 사랑과 행복은 어쩌면 같은 것일 거라 생각했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딱히 그렇지도 않다. 나는 언제나 사랑 앞에서 흐트러진다. 정리되지 않은 기억들을 천천히 진열해 본다. 좋은 기억만 남기고 나쁜 기억은 버려야 정리가 될 텐데, 나쁜 기억에서조차 추억이 있다며 버리지 못하고 서랍에 고이 넣어둔다. 다음에 꺼내보았을 땐 웃으며 그땐 그랬었지, 하는 태도를 기대하며 글을 줄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