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사랑의 끝에는 이별이 있듯 우리는 부모님과도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이별이라는 것이 집을 나와 독립한다는 '출가'의 의미에서 사용되기도 하지만, 세월은 만인에게 공평하고 야속해서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님과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님과 함께할 날이 함께한 날보다 적다는 그 말이 떠올랐다. 내 나이 서른이 넘으니 부쩍 걱정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엄마 생각이 났다. 생각해 보니 엄마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스물이 되고는 대학을 핑계로 집을 나와 살았고, 그 탓에 학기 중에는 엄마 얼굴 한번 볼 시간이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주말 동안 집에 다녀와도 충분했지만, 나는 과제나 공부를 핑계로, 피곤하고 귀찮다는 것을 핑계로 집에 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군대에 가야 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휴가를 나가면, 나를 오래도록 기다렸을 엄마는 나의 친구들에게 나를 빼앗겼다. 철없던 군바리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좋았고, 그 탓에 가족은 뒷전이었다. 가끔가다 가족끼리 외식이라도 하는 날이면 엄마는 정말 좋아했다.
전역을 한 나는 복학을 위해 다시 집을 나와야 했고, 졸업을 하니 이제는 취업으로 인해 엄마 얼굴 보기가 전보다 어려워졌다. 사실 다 큰 자식이 부모님 품을 떠나 오롯이 독립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부모님들도 내 자식이 번듯하게 자리 잡는 것을 원하시겠지만, 그냥, 그냥. 함께한 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내가 너무 철없이 군 것만 같아서 아쉬움이 든다. 시간이 조금만 더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 내가, 아니, 우리 모두 조금만 일찍 철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왜 지나고 나서 후회하고 반성하게 되는지. 오늘은 다들 부모님께 안부 연락이라도 드려 보는 것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