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블라 매거진.
대한민국 이십대 청춘들에게 섹스에 대해 물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의견이지만, 남들과 공유하긴 껄끄러운 주제. 사람은 익명 뒤에서 솔직해지니까. 가명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았다. 섹스 경험이 있냐고 물었을 때 '네', '아니오'라고 답한 경우 'O', '#'로 표기.
'많아요'라고 답한 경우 '※'라고 표기했다. 직설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인터뷰. 이런 내용까지 담아도 될까 싶었지만 담았다. 자극적이다. 그래서 더 재밌다.
시작한다.
강시아 (가명)/ 핫/스물/학생/ 경험 제목 그대로 섹스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원초적인 즐거움. 근본적인 쾌락 정도로 생각해요. 현대에는 여러 가지 흥미롭고 자극적인 놀거리가 많이 생겼지만, 인간과 자연만이 존재했던 과거에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적은 에너지로 최대한의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이 필요했을 테니까요. 그런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사랑이라는 감정 없이도 이루어질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하시는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즐거움을 향한 인간의 본능은 이성으로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또. (고민) 사랑과 섹스는 크게 관련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어차피 익명이니까. 파트너나 ONS 경험이 있으신지?
음. (고민) 조금 다른 두 가지 경험이 있어요. 첫 번째는 가벼운 목적으로 한두 번 만난 경험이 있고요. 두 번째는 그 사람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어갔던 만남이었는데 그 사람의 목적은 잠자리였죠. 그랬던 적이 있어요. 제 마음도 착각 비슷했던 거 같아요.
혹시 Tinder와 같은 어플로 만나신 건지?
어플을 통해 만난 건 맞아요. 하지만 Tinder는 아니었어요. (고민)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
막 스물이 되셨잖아요. 섹스에 있어 요즘 20대들의 특별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20대만의 특별한 부분이라. (고민) 일단 저의 첫 의견처럼 변하지 않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사람들은 섹스를 하고 싶어하고, 자극적인 것을 바라는 것 같아요. 20대는 특히 어렸을 때부터 미디어에 크게 노출되어 섹스에 있어 더욱 자극적인 것들을 원하고 피임에 대한 경각심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성교육은 그대로인데 미디어에서는 더 자극적인 것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요. 20대인 만큼 섹스라는 본능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지켜야 할 점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윤정환 (가명) //스물셋/무직/경험 본인이 생각하는 섹스란?
음. (고민) 솔직하게 말할게요. 저는 섹스라는 것이 굉장히 성스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도 사람이기 전에 동물이잖아요. 번식 행위 자체가 성스러운 거죠. 저는 사고가 보수적인 사람이라 섹스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요.
가벼운 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는 남녀가 서로 즐기고 깔끔하게 헤어진다는 전제하에 원나잇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청 거부감이 들거나 그렇진 않아요. 그런데 섹스 자체가 워낙 쾌락적인 행위잖아요. 그것만 추구하다 보면, 본질적으로 문제가 생겨요. 결혼을 하거나 애인을 만나면 과거 파트너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고 보거든요. 그렇다면 만약 애인이 과거에 가벼운 섹스를 했다면?
좀 어려운 문제인데요. (웃음) 저는. (고민) 과거가 그렇다고 한들 헤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우선 그랬던 이유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누구나 털고 싶은 과거가 있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이원우// 스물둘/무직/경험용 섹스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하하. (웃음) 질문이 정말 직설적인데요.
어떻게 보면 인간이 존재하는 목적이죠.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너무 가벼워진 행위라고 생각해요.
ONS 후의 감정은?
음. (고민) 이것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이런 생각을 생각해요. 내가 과연 섹스하는 동안 이 여자를 잠시나마 사랑했을까?
그리고 드는 공허함과 허무함. 이런 감정들을 느끼는 것 같아요.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개인적인 의견이에요. 어느 정도 맞는 말 같아요. 하지만 남성이 더 우울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여성의 경우 관계를 하면 우울감이 아니라 불안감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임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겠죠. 하지만 남성의 경우 우울감을 느끼는 거 같아요.
사정 후 허무함이 들기도 하고. 모르겠네요. 그런데 또 우울한 감정과 허무한 감정은 다르니까요. 저는 허무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섹스에 임하기 전 나만의 루틴이 있다면?
상대방이 애인이라면 안심시키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파트너를 만나거나 원나잇을 하는 경우에는 욕구에 따라 움직이는 거니까. 상대방에게 저의 성적인 취향 등을 흘려 말하죠. 본 게임에 들어갔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참, 그리고 비밀인데 단색 팬티를 입어요.
여기서도 해 봤다! 하는 공간이 있나요?
음. (고민) 대형마트 탈의실.
윤서은 (가명)/호/스물다섯/디자이너/경험 제목 그대로. 섹스,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남자와 여자가 몸을 섞는 성관계. (웃음) 원초적인 행위이자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성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해요.
Fwb 혹은 Ons 경험이 있으신가요?
네 있어요.
혹시 Tinder와 같은 어플로 만나신 건지?
아니에요. 어플을 사용하지 않고 현실에서 만났어요.
감정 없는 섹스.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제가 해 봤거든요. 그렇지만 감정 없는 섹스는 사실 자위랑 다를 바 없다고 봐요. 정말 쾌락만 추구하는 행위죠. 자위하고 나서 현타가 오듯이 감정 없는 섹스도 똑같은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섹스만큼 정서적 안정감이나 만족감이 들지 않아요.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 것 같아요. 나도 상대를 도구로 보고, 상대도 나를 도구로 본다는 느낌?
요즘 젊은 세대들의 섹스. 다른 세대와 차이점이 있다면?
점점 개방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행동 자체가 개방적으로 변한다기보다는, 드러냄에 있어서 개방적인?
사실 예전 세대에도 원나잇하는 사람들은 쭉 했을 거고, 문란하게 놀았을 사람들은 쭉 놀았을 거라 생각해요. 좀 숨기고 다녔을 뿐이지. 그리고 성관계나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문란하고 부끄러운 거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요즘은 TV 프로그램만 봐도 좀 더 자유롭게 성에 대해 이야기하잖아요.
저는 섹스와 관련된 얘기들을 하는 건 좋다고 봐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젠간 할 행위잖아요. (웃음) 많은 얘기를 나누며 정확히 알고,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갖는 게좋은 것 같아요.
황서준 (가명) //스물둘/학생/ 경험용 섹스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어릴 때 저는 섹스를 굉장히 지저분한 행위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섹스를 통해 제가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죠. 사실 어릴 때 받는 성교육은 그렇잖아요. 빙글빙글 둘러서 말하고.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될 때까지 섹스에 대해 몰랐어요. 첫경험도 스물이 되어서야 했어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거든요. 빠르다면 빠르고 느리다면 느린 나이죠.
그때 섹스에 빠진 것 같아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요.
ONS 후에 상대방에게 감정이 생긴 적은?
음. (고민) 섹스 후 상대방이 보고 싶었던 적은 있어요. 그런데 그 감정이 다시 섹스하고 싶어서인지, 정말 보고 싶어서였는지라고 물으신다면, 전자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어차피 가벼운 관계는 진지한 관계로 넘어가도 좋을 게 없잖아요. 나를 만나기 전에도 이런 만남을 자주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면 싫어요. 저도 할 말은 없지만 제가 욕심이 많아서요. (웃음)
기억에 남는 누군가가 있으시겠죠. 더 기억에 남는 사람은?
사랑했던 연인 or 섹스가 잘 맞았던 누군가 고민 없이 전자를 택할게요. 섹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남녀 사이에 섹스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섹스보다 더 좋은 긍정적인 감정을 상대방으로부터 느낄 수도 있는 것이고요. 누군가 언젠가 제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너는 연애를 꼭 하라고. 연애하는 네 모습은 안정돼 보인다고. 저는 약간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기댈 누군가가 필요한 걸까요. 그런데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저는 혼자일 때 많이 방황하는 것 같아요.
잊지 못할 섹스는?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하면 너무 특정될 거 같아요. 첫만남에 섹스까지 했었죠. 모텔 가기 전 선물이라며 손에 바른생각 콘돔 두 개를 쥐어준 그 친구. 잘 지내고 있겠죠?
(웃음)
